은혜/간증나눔

로마서 초급반 - 최정화

로마서반
작성자
최정화
작성일
2022-12-31 02:03
조회
62
복음도 알고 싶고, 찔림도 받고 싶고, 깨어지고도 싶은 마음에 로마서 수업을 듣게 되었다.

몇 년 전에 권용덕 목사님께서 하신 로마서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어서 낯선 말씀도 아니었고, 어느 정도 읽었던 말씀이라
어렵지 않게 수업을 시작했다.

황목사님의 목소리가 높아지셔도 쫄거나 긴장되지는 않았고, 편하게 수업을 들었다.
찔림이 있고, 받치고 목사님께 화가 올라오는 분들은 힘들었겠지만, 오히려 그분들이 부러울 정도로
나는 그저 평안하게 수업 자리에 앉아 있었다.

몇 개의 훈련을 같이 하고 있었기에 늘 바빴고, 집에서 조용히 로마서를 읽으며 묵상 하고 정리할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았다.
그저 죽지도 말고, 아프지도 말고, 삐치지도 말고  결석하지 않는  것에 의의를  두고 수업에 참여했다.

딸이 독감에 걸려 일주일을 꼼짝 없이 집에 갇혀 있다가 연이어 내가 감기로 몸이 아프게 되면서,
이참에 로마서나 읽어보자 싶어 천천히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감기약 때문에 정신이 몽롱 하고 바닥에서 몸을 끌어내리는 것 같았으나 이때가 아니면 시간도 나지를 않아서 악으로 버티고 않아서 로마서를 읽었다.

머리로 이해가 되지 않으면 가슴으로도 내려 오지 않는 유형인지 쉬운성경, 메시지성경을 같이 펴 놓고 한 구절 한 구절 독해하듯이 읽어 나갔다.

몇 번을 읽고 나니 내 안에 뭔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화가 나기도 하고, 원망이 올라오는 것 같기도 했다.
'바울의 복음이랑 나의 복음이 뭐가 다르지?? 삶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힘이 들지? 내 삶은 왜 이런거지?......
차라리 복음을 몰랐으면 내 멋대로나 살지...'
' 복음에 미쳐 사는 것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세상적으로 잘 살지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대체 이건 뭐지?.......' 하는 질문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마치 성경(말씀 혹은 하나님) 과 내가 맞서 싸우는 느낌이 들었다.
'말씀을 읽는데 왜 화가 나지? 왜 이렇게 서럽지?.....'

씨름 하듯 며칠을 하루 종일 앉아서 로마서를 읽고, 로마서가 정리된 프린트물을 반복해 읽고 옮겨 써보고 정리하던 중에
예전에 읽었을 때는 없었던 한 말씀이 눈에 확 들어왔다.
2장 5절 말씀 '다만 네 고집과 회개하지 아니한 마음을 따라 진노의 날 곧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이 나타나는 그 날에 임할 진노를 네게 쌓는도다'

함께하는 교회로 오고 부터는 내 삶의 패턴과 습관들이 180도 변화되었다.
소그룹도 쉬지 않고 했고, 자아상회복세미나는 십 수 차례 참여했었다.
기도와 묵상도 쉬지 않았고, 공 예배와 셀 나눔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려 노력했었다.
행위로 인정 받으려 한 것은 아니었고, 변화되고 싶었고 회복되고 싶었고 더 이상 죄의 열매를 맺으며 살고 싶지 않아서 였는데,
그동안 했던 것들이 '고집과 회개하지 아니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진노를 쌓고 있었다' 고 내게 말씀하시는 듯 했다.
고집과 회개하지 아니하는 마음이라니........참으로 황망 하고 부끄러웠다......

말씀 앞에 나를 앉혀 놓으시고는 내 안에 어떤 고집이 있었는지 회개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하나 하나 알게 해 주셨다.
'자기중심성' 이었다.
그것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를 , 나의 삶을 보게 하셨다.
한 마디도 부정할 수가 없었다. 눈물만 흐를뿐이었다....

흐르는 눈물이 순간의 반성이 아니고,
감정적으로 해소 된 후 다시 자기중심성으로 돌아가 버리는 감정의 유희가 아니고,
진짜 회개가 내 안에 일어나고 변화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다시 로마서를 읽기 시작하자 또 예전에 읽었을 때는 진짜 이 말씀이 여기 있었나 싶은 말씀이 확 들어왔다.
1장 6절 '너희도 그들 중에서 예수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을 받은 자니라'
1장 7절 '로마에서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고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모든 자에게....'
'부르심' 이 갑자기 나에게 위로부터 뜨겁게 덮이기 시작했다.

기도회 때 늘 부르던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네'
그때 느껴지던 부르심과는 또 다른 부르심이었다.

이전에는 나는 하기 싫지만 절대자 앞에 어쩔 수 없이 순종 해야 하는 부르심,
안되지만 억지로 억지도 꾸역 꾸역 해야 하는 사명으로의 부르심,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한 연민으로 눈물 흘리며 부르던 부르심 이었다면
로마서 말씀 속의 부르심은 " 딸아, 너를 사랑한단다.. 나는 너를 믿는다.. 니가 잘 감당해 낼 것을 알기에 너에게 맡긴다.." 라고
나를 향하신 사랑과 신뢰를 말씀해 주셨다.
'나를 믿는다고? 나 같은 죄인을? 나같이 교활 하고 완악한 자를 믿는다고?.....'
감격과 감사의 눈물이 흘러나왔다.

나는 정말 복음을 알고 있기나 했던 걸까?
우리가 '복음을 안다' 라고 말하지만 진짜 복음을 알고 하는 말일까?
이 엄청난 복음을 '진짜' 로 알게 된다면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일어났다.

나는 복음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구나..
'알고 있다' 라고 착각하고, 그  착각 속에서 나의 행위를 강화 시켜 나가고,
'이 정도 하면 되겠지' 라고  자기합리화를 하며 살아가고 있었던 거였구나.....

바울이 만났던 그 예수님, 바울이 알고 있는 그 복음
나도 진짜 알고 싶다. 십자가를 진짜 알고 싶다. 아는 척이 아니라 진짜 '아는 자' 로 살아가고 싶다 는 소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로마서를 읽고 또 읽으니,
가는 비, 약한 바람에도 한없이 흔들리는 뿌리 없는 나무가 나 였다면,
이제야 뿌리가 조금씩 내려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말씀이 내 안에 뿌리 내려 단단히 박혀서 나에게 영적 힘이 조금씩 생겨나는 듯했다.
그렇기에  말씀을 읽고, 말씀을 알고, 말씀을 먹으며 살아가야 함을 절감하는 시간들이 되었다.

코칭반 수업을 들을 때  에베소서가 너무 재미있어서 매일매일 읽으며
교회와 공동체를 알게 되고, 그 말씀이 내 안에 자리를 잡아
교회 안에서 작은 일에 시험 들고 마음에 어려움이 생겼을 때에
그 말씀으로 해석하고 위로 받고 다시 힘을 얻게 되고, 상대를 정죄 하기 보다는 연약한 자로 받아들이고,
내가 수용 받는 것처럼, 상대도 수용하게 되면서
우리가 말씀을 잘 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었다.

이번 로마서 수업을 통해서도 다시 한번 말씀이 우리의 삶에 실재가 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건강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정밀하게 검사를 해야 자세히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씀 앞에 섰을 때에야 나의 상태 즉, 내가 얼마나 죄인 중에 죄인인지,
목사님의 표현처럼 앉아도 죄인, 일어나도 죄인, 누워 자도 죄인,
그 어떤 행위에도 불구하고 100.200 을 아무리 곱해도 빵점 일 수 밖에 없는 존재 인지를 알게 되는 것 같다.

로마서반이 끝이 나고 지금도 틈틈히 로마서를 읽고 있지만, 솔직히 나는 아직도 '복음을 안다' 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너무 엄청나서, 감히 내가' 다 안다 라고 말을 못 하겠다' 라고 하는게 맞는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알아 가고 싶고, 변화되고 싶고, 살아내고 싶다.
에수님과 동행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