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간증나눔

로마서 초급반-전은혜

로마서반
작성자
전은혜
작성일
2022-12-29 12:59
조회
57
저는 모태신앙입니다. 오랜 시간 신앙생활을 했지만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복음 안에서 자유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이 내 삶 가운데 항상 있었습니다. 무엇이 하나님께서 원하는 삶인지 알지만 그대로 행해지지 않는 것이 언제나 괴로웠습니다. 나의 죄성대로 남편에게 해대고는 스스로를 정죄하고, 이것밖에 안 되는 내가 답답하고... 이런 내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 할까봐 겁이 났습니다. 이런 저에게 위로가 되었던 사실은 내가 본질상 진노의 자녀라는 것... 0점짜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돼서 너무 괴로웠는데 나는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고 존재 자체가 죄덩어리라서 이럴 수밖에 없었구나... 선한 것 하나 없지만 이런 나도 사랑하셔서 회복시키시려고 함께하는 교회에 부르시고 로마서반으로 부르신 거구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로마서에 하나님의 진노라는 말이 나옵니다. 보통 하나님의 진노라고 하면 자연재해, 전염병 같은 것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로마서에는 하나님의 진노가 내버려두심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도 로마서를 시작한 지 3주차에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남들 다 잘 지나가는 황색불에 급하게 지나가는데 신호가 바뀌면서 우측에서 달려오던 오토바이와 사고가 났고, 저는 황색불 신호위반 사고로 형사 처벌을 받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사고가 나고 이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사건이라는 것도, 하나님께서 내 삶 가운데 개입하신 것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많이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감사하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공무원인지라 남들처럼 벌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장에서도 최소 견책의 처벌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한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너무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내 힘으로 해결해보려고 인터넷을 뒤져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고...결국 내 힘으로 안 되니 그때서야 하나님을 찾게 되는 죄성이 보였습니다. 3주간 마음이 너무 괴로웠는데 하나님께서 주신 광야 속에서 더 말씀이 당겨지고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어 지나고 보니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하나님께서 내버려두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주일 설교 말씀을 들으며 사건을 주시되 내가 크게 다치지 않게 세심하게 배려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져 눈물이 났습니다.

로마서 첫 시간에 목사님께서 외치도록 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로마서 반이 끝날 때까지 죽지도 말고 아프지도 말고 삐지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성실한 타입이라 ‘이 정도는 당연히 지키지.’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로마서 후반부로 갈수록 왜 이것을 외치게 하시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직장일, 이사 때문에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고, 토요일에 로마서반까지 참석해야 하니 점점 체력도 달리고, 불평이 나왔습니다. 로마서반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 항상 밀리는데 잠깐 졸다가 앞차를 박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초보운전이지만 한번도 없었던 사고가 로마서반을 하며 두 번이나 나니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로마서반을 했을까?’ 불평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래도 첫 시간 목사님과 한 약속 때문에 불평을 하면서도 꾸역꾸역 나왔던 것 같습니다. 로마서반 수료 마지막 관문인 10명에게 로마서 전하기도 한 주에 2명씩 전하기가 아니라 3주에 걸쳐 첫 주는 2명, 두 번째 주 4명, 세 번째 주 4명, 이런식으로 과제를 던져주시니 죽을 맛이었습니다. 나는 일도 하고, 퇴근하면 바로 육아출근인데... 직장에, 아이들에 매여있는 워킹맘은 어쩌라는 건지 목사님이 너무 배려가 없다 느껴졌습니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숙제를 안하면 다같이 수료 안시키겠다는 목사님의 협박(?) 때문에 그만둘 수도 없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런 영적전쟁이 심해지는 걸 아시기에 목사님께서 첫 시간에 저 말을 외치도록 하신 것 같습니다.

주일 외에는 사람을 만날 시간이 없어 어떻게든 전할 방법을 찾아야 했기에 평일에는 줌으로 로마서를 전하면서 머리로도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부분의 내용인데 사람에 따라 설명이 되기도 하고,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져 울컥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특히 제 안에 인상 깊게 남아있는 부분은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의에 대해 설명은 들었고 받아적기는 했지만 이게 머리로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처음에는 설명이 힘들었습니다. 반복해서 전하다보니 어느 순간 내가 죄인임을 고백하고 하나님께 나아갔을 때 부모가 자녀의 잘못을 용서하고 받아주듯 하나님은 나를 용서해 주신다는 것, 그러면 나는 더 이상 죄의 지배를 받고 율법에 눌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자유와 참 행복을 누릴 수 있고 이전과는 다른 재창조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본질상 진노의 자녀에게도 이러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것이 하나님의 의라는 것이 깨달아졌습니다. 이 말씀이 내 삶에서 진정으로 고백되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아직은 복음이 100% 깨달아지진 않았습니다. 여전히 내 안에 물음표가 남아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종 은혜는 함께하는 교회의 집사로 부르심을 받아 죄인이 하나님을 만나 용서 받고 누리고 재창조의 삶을 살기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은혜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사랑의 법, 용서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은혜를 해방하였음이라.”

이 두 말씀은 계속적으로 제 삶에서 되뇌며 살려고 합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내 삶 속에서 복음이 점점 더 선명해지기를 소망합니다. 복음이 무엇인지, 복음이 능력이 어떤 것인지 알았기에 처한 상황과 상관없이 사명자의 삶을 살았던 바울처럼 저도 어디에 있든지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로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