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간증나눔

다준학교 10기 손신후

다준학교
작성자
손신후
작성일
2022-12-01 13:14
조회
63
다준을 하기 전까지 인본주의, 특히 개인주의에 익숙해져 있었다. 스스로를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나의 가치판단 기준은 철저히 나의 편의였다. 일도 취미 생활도 열심히 할수록 열등감이 느껴졌고 서서히 힘이 빠졌다. 친구들과 모이면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가도 결국 건강 걱정, 돈 걱정, 환경 걱정 그것도 아니면 상사 뒷담화로 이어지는 대화가 어딘가 답답했다. 다준을 하며 하나님은 어떤 분이고 어떻게 관계하기 원하시는 분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그러자 삶의 여러 부분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도 달라졌다.

먼저 친구들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하나님이 나를 있는 그대로 사용하기 위해 지으셨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친구들도 점차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나도 모르게 친구들과 나를 비교하며 열등감을 쌓아왔는데 열등감이 걷히자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부러워하던 친구의 열정과 성취에서 초조한 마음이 읽혔다. 하나님 없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로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 절박함도 보였다. 그 친구가 처음 어려운 속 마음을 나에게 이야기했을 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지 못한 게 미안하고 안타워서 눈물이 났다. 13년 만에 처음 그 친구를 위해 눈물을 흘렸고 처음으로 기도하게 되었다.

또 가정에 관한 생각이 바뀌었다. 나는 사랑으로 우리 남매를 보살핀 아빠와 기도로 가정을 지켜온 엄마께 감사하고 다시 태어나도 이 가정에서 자라고 싶을 만큼 이 가정을 사랑한다. 그러면서도 내 가정을 꾸릴 자신이 없었다. 개인주의에 익숙해지면서 가정을 꾸리고 갈등을 겪어내는 것이 손해 보는 일처럼 느껴졌다. 지금처럼 무사히 편하게 사는 게 복으로 느껴졌다. 자기중심성 책을 읽으며 이것도 교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눔과 자아상을 통해 하나님은 내가 가족에게 가지고 있던 아주 작은 원망들까지도 다시 보게 하시고 회복시켜주셨다. 가족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채워졌고 가족을 위한 기도를 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이 가정을 통해 알게하신 사랑을 나도 가정과 직장에서 흘려보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직장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직장은 직장이고 교회는 교회라고 생각했었는데 강의를 오시는 장로님, 집사님들을 보며 생각이 바뀌었다. 강사님들은 하나님이 나를 통해서 하기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구하며 그 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내가 필요한 곳을 발걸음을 옮겼다. 그랬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때 하나님께 진심으로 토설하며 매달리고 그 어려움을 주신 이유를 알아갈 수 있었다. 나는 직장은 내 마음대로, 내 역량껏 구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시간이 나면 하나님 일도 해 보겠다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교재 연구가 급하면 셀모임은 빠지고 싶었고 어려움이 생겨도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늘 걱정하고 몸을 사렸다. 사랑을 흘려보내는 교사는커녕 아이들이 주는 사랑도 제대로 받을 줄 모르는 겁 많은 교사였다. 돌아보면 전공을 바꾸는 것도, 연고 없는 부산에 임용을 친 것도 나 혼자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었다. 불안해하고 도망치며 최선도 차선도 아닌 차악의 선택지를 고르며 온 부산에서 결국 함교에 오게 되었고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 내버려두지 않으시는 하나님은 나의 못난 선택으로도 최선의 길을 만드실 수 있다. 이것을 깨닫자 직장에서의 마음이 달라졌다. 일에 쫓기지 않고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서 내가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게 되었다.

다준을 하면서 같은 세상이지만 다르게 사는 강사님들을 통해 다르게 사는 길이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기도로 하나님과 관계하고 책으로 하나님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다르게 사는 길을 아는 것에서 다르게 사는 것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하나님을 더 알고 싶고 공동체에도 더 속하고 싶다.